모든 식물이 그렇지만 하월시아가 자라는데 필요한 요소는 물, 빛, 영양소입니다. 이번 글은 물과 습도, 그중 하월시아 화분 속 환경에 관한 내용입니다.
하월시아는 다육식물입니다. 다육식물은 몸에 많은 양의 수분을 축적해 놓고 있어 건조한 환경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입니다.
하월시아 자생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기후와 하월시아가 살아가는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겨울철 최저온도는 3℃, 월평균 강수량은 100mm이고 여름철 최고기온은 30℃, 월평균 강수량은 20mm 정도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겨울철은 우리나라의 3월~4월과 비슷하고, 여름철은 가뭄이 심하다고 뉴스에서 나옴직한 해의 5월 말 날씨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월시아는 이렇게 건조한 곳 중에서도 자갈밭이나, 키 작은 나무 아래 척박한 환경에 자리잡고 어렵게 살아갑니다.
그럼 자생지 환경과 같이 해 줘야 잘 자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월시아가 자생지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 자생지의 환경이 하월시아 성장에 최적은 아닙니다. 하월시아 성장에 유리한 환경에서는 다른 식물이 더 잘 자라서 하월시아가 도태되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다른 식물이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하월시아가 살아남은 것이지, 자생지 환경에서 하월시아를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하월시아는 어떤 환경에서 잘 자랄까요?
답은 하월시아의 성장기 환경입니다. 우리나라 봄과 가을철 기온에 조금은 습한 환경이 최적입니다. 여름의 다습한 환경이 아니라, 봄가을 철 적절히 비 오는 날에 잘 자라는 것입니다. 공기 중 환경도 그러하지만, 땅속 환경도 봄, 가을과 비슷하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공기 중 환경은 너무 높지 않은 온도, 그리고 너무 습하거나, 건조하지 않은… 그렇게만 만들어 주면 됩니다. 공기 중 습도를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 뚜껑을 덮거나, 밤에 스프레이를 해주거나 하는 처방은 아플 때(뿌리를 새로 받을 때) 잠시는 도움이 되지만, 나머지 시기에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잘 자랍니다.
땅속 환경-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의 본론입니다. 쉽지만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땅속 환경은 화분, 흙, 그리고 비료로 구성됩니다. 여기에 물을 어떻게 얼마나 주어야하는지로 완성됩니다.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월시아는 얼마나 오랫동안 물없이 살 수 있을까요? 제가 실험한 바에 따르면 건강한 개체라면 6개월 이상 물을 주지 않아도 잎과 뿌리가 모두 건강했습니다. 9개월간 물을 주지 않는 실험에서 대상 하월시아 모두가 건강했습니다. – 물론 잎이 조금 쪼글쪼글 해졌지만 죽거나 말라버리는 잎은 없었습니다. 굵은 뿌리들은 모두 건강했습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여름과 겨울철 비성장기에 아무 걱정없이 단수하셔도 건강하게 잘 견뎌냅니다.
물을 주면 얼마나 많은 물을 새롭게 흡수할까요? 많은 분들이 하월시아 몸통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어 물을 주면 많은 물을 흡수할 거라 생각하지만, 하월시아가 새롭게 흡수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미 충분한 수분이 몸체에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을 흡수할 뿐입니다. 하월시아는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많은 물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월시아 뿌리는 언제부터 상하나요? 하월시아는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질척거리는 토양에서는 뿌리가 견디지 못합니다. 제가 키울 때는 5일 이상 축축한 상태가 지속되면 뿌리가 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물을 주고 나서 흙을 최대한 빨리 말려야 합니다. 24시간 이내에 물기를 없애고, 3~4일 내에 축축한 기운을 제거해야 뿌리가 건강했습니다. 바짝 마르기 직전의 뽀송뽀송한 흙상태가 뿌리 건강에 좋았습니다. 이것이 하월시아가 좋아하는 최상의 땅속 환경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원리 하에서 화분과 배양토를 살펴보겠습니다.
화분은 통기가 되는 토분이나, 나무분 그리고 통기성이 나쁜 플라스틱분, 도자기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통기가 되는 화분은 사방으로 습기가 배출됩니다. 통기가 되지 않는 화분은 주로 위로만 습기가 배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기성 화분이 마르는 속도 면에서 훨씬 빠릅니다. 뽀송뽀송한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통기성 화분이 일반적으로 훨씬 좋습니다.
화분 속 습도 상태를 그림으로 보시겠습니다.
통기화분의 경우 사면으로 물기가 배출되기 때문에 화분의 하단 중앙부분만 과습상태입니다. 반면 플라스틱 화분의 경우 화분 상단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과습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화분 속 하월시아의 뿌리 상태를 보시면,
위 그림과 같이 과습상태 구역에서는 뿌리가 자라지 못하고 화분 위에서 똬리를 틀게 됩니다.
하월시아를 잘 키우려면 과습상태 구역을 최소화하여 뿌리 내릴 영역을 많이 확보해 주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과습상태 구역을 최소화하고 화분 속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까요?
1. 흙 : 흙속에는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기가 남습니다. 흙이 굵어질수록 모세관 현상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너무 가는 흙
을 사용하면 물기가 계속 남아 있어 뿌리를 상하게 합니다. 너무 굵은 흙은 습기를 머금지 않아서 뿌리를 말려버립니
다. 저는 중립 크기 흙을 사용합니다.
2. 화분 : 1) 측면 통기성이 높은 화분을 사용합니다.
2) 조금 작아보이는 화분을 사용합니다. 대품의 경우에도 하월시아가 흡수하는 물 양이 적으므로, 화분 크기가
흙 마르는 속도를 좌우합니다. 빨리 마르는 작은 화분이 좋습니다.
3) 높지 않은 화분을 사용합니다. (낮은 화분이 화분전체의 과습상태를 줄여줍니다.)
3. 물 주기 : 관수 주기를 길게 하여 화분 속 과습상태를 줄여줍니다(성장기 1~2주, 비성장기 3~4주에 1회). 물을 줄 때는
뿌리 전체에 물이 충분히 도달하고, 화분에 쌓여있는 노폐물을 배출시킬 수 있도록 흠뻑 줍니다.
4. 말리기 : 최대한 빠른 속도로 물기를 제거한 후 화분 내 적당한 습도가 유지되도록 관리합니다(물 주고 나서 1~2일간 선
풍기 가동 등).
뿌리가 무르면, 영양분과 수분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하월시아는 성장을 멈춥니다. 잎이 쪼그라들고 누런(갈색) 병반이 생깁니다. 그러다 최종적으로는 전체가 무르거나, 말라 죽는 일이 발생합니다. 적당한 화분과 흙을 선택하는 것이 멋진 하월시아 키우기의 첫걸음입니다. 쉽지만 중요합니다.
추천화분 : 낮은 토분(윗 지름 10Cm 이하) 또는 슬릿화분(지름 10Cm 이하)
이 글은 한국하월시아회지 제4호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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